본문 바로가기

Trip-EuRopE/beLgiUM

▥ 아기자기 벨기에 ▥ - 도둑놈때문에 애떨어질뻔

Fileslink.com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벨기에라고 말하는 운전기사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게슴츠레 눈을 떠보지만 감은거나 마찬가지 작은배낭을 챙겨 밖에 나와보니 큼직한 나의 배낭이 버스 화물칸에서 이미 나와있었다

15kg 남짓되는 이 괴물을 힘겹게 어깨에 둘러메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아 졸려서 눈이 제대로 안떠진다 ~_~


영국과 벨기에사이의 도버해협을 넘어가기 위해 버스는 큰 배를 넘어갔다

출입국 수속절차는 배안의 출입국관리소가 있어 모든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출입국수속을 받아야 했다


비몽사몽간에 유로라인으로 국경을 넘을때마다 이런식의 출입국수속이면 야간버스를 이용해 숙박비좀 아끼려는 계획을 수정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을 따라 들어간 곳은 기차인지 지하철인지 모르는 제법 큰 역이었다

새벽시간이라 역의 분위기는 굉장히 암울했다

Info도 닫혀있고 사람이라곤 추위를 피해 역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 아저씨들과 종종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전부


졸음은 나를 계속 괴롭혔고 난 더이상 못참겠다 싶어 밝고 구석진 의자를 찾아 누웠다



얼마나 잣던걸까?


잠시 눈만 부친다고 누웠던게 스르르 잠이 들었던 것이다

인기척과 바스락소리에 눈을 뜨게 되었고 나의 시야 우측으로 검은 무언가가 있기에 순간 '귀신' 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귀신이 내 가방을 만지려고 팔을 쭉 뻗고있나??



'헉! 도둑이다'


깜짝놀라 벌떡 일어나니 이 도둑넘이 깜짝놀라 쭉 뻗었던 팔을 얼른 접으며 '쏘리~쏘리~' 하며 뒤로 줄행랑을 치는 것이다


'저새퀴를 쫓아가서 확 그냥'


그러기엔 파르르 떨고 있는 다리와 100m를 전력질주로 뛴것처럼 미친듯이 펌푸질을 하고 있는 심장으론 무리였다

노숙할때 주변을 좀 살피며 조심스럽게 노숙을 했어야 했는데 스페인 산츠역 이후 긴장이 풀려서 이런일을 겪은것 같다


그래도 더 큰일이 안일어난 것에 한숨을 돌리고 주변을 살피니 역시나 계속 내주변을 기웃거리는 남자들 있었다

잠이 올래야 올 수 는 환경, 잠을 쫓기위해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좀 있으니 infomation과 역 매표소가 문을 열었다

공중전화카드 하나 사려고 infomation에 갔더니 역 매표소에 판단다

ㅡㅡ;;



공중전화카드를 사서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호스텔로 전화를 걸어 도미토리를 문의하니 다행히 남는 침대가 있단다

지도의 위치를 파악하여 근처를 몇번이나 돌았지만 못찾고 주변을 똥마려운 멍멍이처럼 빙글빙글 돌뿐이다

주변을 이잡듯 뒤지는 것도 모자라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고서 힘들게 호스텔을 찾아 체크인을 하자 마자 빵 몇조각 집어 들곤 바로 시내관광을 위해 호스텔을 나섰다



호스텔을 찾느라 헤메었더니 몸이 많이 피곤해서 일단은 트램에 앉아서 창밖으로 흘러가는 시내를 보는 나이드신 분들이 주로하시는 버스광관을 하기로 했다


단순해 보이는 버스와 트램노선도

그러나 여러 노선도를 한곳에 모아놔서 그런지 한눈에 들어오지도 이해도 되지 않았다

에라히 모르겠다 하고 트램오는거 노선도 확인안하고 묻지마 승차를 해버렸다

의자에 앉아 창밖으로 스쳐지가는 벨기에 시내풍경들... 


아~ 앉으니까 좋다~


' zZZzZZ '


고개를 번쩍 들며 눈을 뜨고 주위를 두리번 거려 보지만 쪽파릴 뿐이다

열심히 트램에서 졸고 있었던 것이다 -.,-

시내관광은 무슨 졸음관광중인 카리스턱


창밖에 사람들이 제법 모여있는 풍경이 지나 가길래 바로 내려버려 그곳으로 향하였다

비몽사몽간에 많은 인파들이 모여있는 곳만 찾아 다니면서 시내를 졸음관광을 해본다


골목길을 헤집으고 있을때, 저멀리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것을 발견하였다

사람들이 제법 많은걸로 봐선 굉장한 흥미거리나 볼거리가 있는게 틀림없다 싶어 그곳으로 향하였다


약간의 흥분과 함께 걸음이 빨라지고 인파속을 비집고 그들의 시선이 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악'소리도 탄성도 졸린눈을 팽창시키는 놀라움도 아닌 이것은... ㅡㅡ;;

허무, 망연자실하다, 멍하게 오줌을 신나게 찌리고 있는 동상하나를 쳐다보고 있다


저것이 그 말로만 듣던 오줌싸개 동상이란 말인가?


아~ 놀라워라!


세계에서 제일 허무한 관광명소 1위의 자리를 정말 확고하게 지킬만한 오줌싸개 동상 이다

허무함에 미소 짓곤 사진 좀찍고 곧 자리를 떠나는 다른 관광객들과 같은 패턴으로 나도 오줌싸개를 떠난다


까페골목에 아기자기한 까페들이 길게 늘어서있고 카페와 초코렛상점에는 관광객들로 북적북적 거린다

왕립미술관과 시청앞광장, 작은벼룩시장까지 둘러보니 해가 저물길래 트램을 타며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에 쓸쓸함이 느껴진다


해가 저물어 간다,  붉은 노을이 세상을 덮을때면 난 왜이리 쓸쓸해지는 걸까?

외롭고 힘들다고 꼭 여행을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은 아니다, 때론 이 외로움을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스스로 달래주는것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외로움에는 역시 술...,

맥주한캔 사서 호스텔로 걸어간다

누군가가 나의 뒷모습을 보면 삶과 일에 쩌들어 누적된 피로를 감당못하는 한 샐러리맨의 발걸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삶의 휴식으로 여행을 가는데 여행도 휴식이 필요함을 느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