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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EuRopE/UK

£ 우중충 영국 £ - 런던에서 따뜻한 추석


▲TATE에서 만든 '대한사람'

런던에 도착하니 하늘은 어둑어둑해져 가고 있었다

민박집 사장님과 전화통화후 숙소로 찾아가는 길...

자꾸 전화로 위치를 확인하며 길을 헤메고 있는 내가 안타까우셨는지 차로 픽업을 나오셔서 무사히 숙소에 도착하였다

배낭을 풀자 마자 숙박비 대용으로 가져온 담배 2보루를 사장님께 드렸다

배낭이 한결 가벼워지겠다는 생각으로 마음 한구석이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저녁시간이 되어 밥을먹고 맥주를 한캔씩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게 밤은 깊어져갔다

문득 내일이 추석이란 사장님의 말에 어리벙벙해진다

벌써 추석인가?


' 한국은 차례 음식준비와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하겠구나..., '


사장님이 내일이 추석이니 내일 5시에 모두모여 같이 밥을 먹자고 하신다

여행자들에겐 빵보다 따뜻한 한마디가 더 소중한것을 알게된 저녁이었다



< 런던에서 추석...>

다음날 Tate갤러리를 다시 찾아 내가 좋아하는 그림(링크)을 보며 런던 시내를 방황하다가 어제 5시까지 들어오라는 말에 맥주캔 좀 사들고 숙소로 들어갔다

조금 늦었는지 숙소에 머무르는 모든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음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배가 만삭이라 아기가 곧 나올것만 같은 몸으로 이걸 다 만드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저녁과 함께 목을 타고 넘어간 맥주는 모두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게끔 도와주었고 분위기는 웃고 떠들며 시간가는줄 몰랐다

특히 사장님의 드라마 '모래시계' 광팬으로 주옥같은 드라마 대사들을 외우시고 쏟아내시는 모습과 우리모두를 웃으며 쓰러지게 만드신 것도 모자르셔서

임신중인 사모님의 웃음을 멈추지 않게 만드셔서 배속의 아기가 태어날뻔 한 사장님의 개그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다

2006년 추석을 런던에서 따뜻하게 보내게 해주신 이분들을 위해 무언가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

2년이 훨씬 지난 지금,

일기장을 뒤적이며 당시 추억을 회상만 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진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 시궁창 같은 현실이 안타깝다


사랑을 많이 받은자는 사랑을 베풀줄 알지만

게으른자와 용기없는자는 사랑을 받고 베풀수 없다는 것을 나자신에게서 뼈저리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