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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EuRopE/UK

£ 우중층영국 £ - 임신한 여인네의 흡연을 보고 충격에 휩싸인 카리스턱


밤은 길고 지루해서 시간좀 때울겸 여행경비도 충당할겸 버스터미널 입구옆에서 좌편을 깔았다

영국의 살인적은 담배값때문에 1보루를 숙박비 대신에 받아주는 민박집에서 자려고 가져온 담배 2보루

터미널 입구 옆에 앉아 담배 2보루를 꺼내놓고 팔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이 제법 많아졌다

팔릴것 같만 같은 희망찬 꿈에 부풀며 열심히 가격을 대답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격만 물어보기만 하고 사지는 않아 나는 가격을 내리기 시작한다

한보루에 50파운드 2보루에 90파운드에 팔려는 나의 계획은 40파운드, 30파운드, 원가로 까지 내려갔다


이상한건 가격이 내려갈 수록 물어보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어 이젠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어지게 되었다



한참 뒤...,


한 젊은 부부가 내 옆에 다가왔다, 남편이 가격을 물어본다

'오, 제발 사라 싸게줄게'

"20 파운드"

남편은 부인과 예기를 하더니 다시 나에게

"담배 한갑만 달란다"

어라, 이러면 안돼지 "No"를 연발하며 조르는 남편에게 대응하다 부인을 힐끔 보았다

약간 펑크족 느낌이 나는 그녀...


배가 불룩한거 보니 임신중인가 싶었다

한 가정의 남편의 조르는 모습이 안쓰러워 한갑을 주려다가 이젠 한갑에서 한가치만 달라는 남편의 모습에 다시 "No!"를 남발하였다


젊은 남편이 내 앞에서 서성이며 영어로 뭐라뭐라 한다

담배 달란예기는 아닌것 같고 Police 어쩌구 한다

" Police 뭐? 뭐? 왜? "

갑자기 머리속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불법"이란 단어와 "잡혀간다"

"아!, 영국에 왜 노점이 없다 싶었다"  


노점은 불법인것이다 이 남편은 나에게 그걸 알려주었고 나는 벌려놓았던 좌편을 걷어버리고 담배를 가방에 쑤셔 넣었다

후덜덜한 순간이다


그래도 안잡혀가게 말해준 이 젊은남편이 고마워 몇갑을 주고 싶어 가방을 열고 젊은 부부를 바라보고 난 경악을 했다


이런 미친XX같은 년놈들을 봤나!!!


임신중인 부인앞에서 자기가 피던 담배를 부인에게 건네고 부인은 왼손으로 담배를 건네받고 한모금빨며 오른손으론 자신의 임신중인 배를 원을 그리며 쓰다듬고 있는 이런 Penis같은 상황을

목격하고 내가 살인도구를 팔아 자신의 이익을 추구했던 자신에게 역겹고 미친부부가 사는 에딘버러를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다


충격과 함께 멍~ 

시내를 좀 걸으며 충격의 잔상을 제거하고 싶었다

어느새 한손에 맥주가 들려 있었다

'개XX 삐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들...'




어느정도 충격에서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굳게 닫혀진 버스터미널 후문에 쭈삣거리고 있다

충격의 현장이었던 정문쪽으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후문으로 발길이 향하였나보다

밤이 깊어 버스터미널 주변은 나의 숨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입김 뿐이다

배낭에 매달린 침낭을 펴서 문앞 시멘트바닥에 깔고 신발을 신은채 침낭안으로 들어갔다



에딘버그의 10월 추위는 침낭안과 밖은 큰 차이는 없지만 심적으로 만 따뜻할 뿐이다


시간이 흘러 시멘바닥에 깔린 박스에 체온이 옮겨져 자리를 잡아가며 눈꺼풀이 천천히 감긴다 


얼마나 졸았을까?


인기척 때문에 눈이 번쩍 떠지고 주위를 살펴보니 노숙자가 자전거를 끌고 내쪽으로 다가오는게 보인다


자전거를 세우더니 대뜸 내 앞에 앉아선 맥주를 홀짝 홀짝 마시고 있는게 아닌가?!

노숙자형은 알콜로 쩔어버린 혀로 지껄이고 있지만 내 영어를 과대 평가하고 계신것이다

꼬이지 않은 혀로 지껄여도 못알아들을 판에 알콜로 절인 영어발음을 내 무슨수로 알겠냐구요~



노형은 이따금씩 나의 가방에 눈을 흘기는것을 보고 나는 침낭을 말고 배낭을 메고 자리를 이동했다

그나저나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다

추위에 공중전화를 들어가면 달린자들의 흔적으로 찌린내가 진동을 하고 바람이라도 피할만한 곳도 안전해 보이는 곳도 없었다


결국, 동네한바퀴 돌아보며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한 나는 다시 버스터미널로 돌아오게 되었다

우려하던 노숙자형은 그 자리에 없었다


노형의 출연이 두렵고 무서워 뜬눈으로 밤을 샌다


아침 첫 버스를 타고 런던으로 향한다

버스안에서 시체놀이로 지루하진 않았지만 옷에 질퍽한 나의 침들을 기억하면 왜이리 부끄러운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