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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EuRopE/UK

£ 우중충 영국 - 잔디의 로망


눈이 부셔 부시시 눈을 떳다

잠결에 건군이 나가며 같이 점심먹자구 한거 같은데...

아직도 머리는 취침중이다



문을 여니 눈은 찡그려졌지만 미소가 지어지는 기분좋은 햇빛이 내리쬐고 있다

영국에서 제대로된 광합성을 할 수있는 시간이었다(역시, 사람은 햇빛을 받고 살아야된다.)



그린파크 앞 공중전화로 건군에게 전화를 하니 금새 건군의 얼굴이 나타났다

건군이 점심을 스시로 먹으러 가잖다

배낭여행자에게 왠 스시? 바게뜨빵을 뜯어도 현찮을 판에... 헐~

일단 Go~Go~(혹시 가난한 여행자들을 위해 바게뜨빵 껍질 스시를 팔지도...ㅎ)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이곳은 도시락 초밥집(철퍼덕)
(음~, 여긴 바게뜨빵으로 초밥을 만들지도 모르겠군...)


건군의 현란하고 화려하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로 주문을 하고
 
조금후, 도시락 봉지 하나씩 들고 우린 그린파크의 푸른 잔디 위를 걸었다

푸른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다


얼마전 까지만해도 서울 도심에서 매연과 함께 김밥을 먹었는데

지금은 런던의 한 공원의 푸른 잔디 위에서 초밥을 먹고 있다



문득, 초등학교에서 코좀 흘를때 추억이 떠올랐다

학교 소풍으로 올림픽공원을 자주 가던 초등학교 시절

점심을 일찌감치 까먹곤 이리저리 뛰놀다가 어느새 우리가 잔디 위에서 놀때면

어디선가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 호각을 불어대는 경비아저씨

아저씨들을 피해 우린 좀더 빠르게 뛰어야 했다
잔디에 들어가지 마시오

팻말도 많았고,


누군가

잔디에 들어가      시오

로 장난쳐 놓은것에 좋아하던 그 시절...


나 어릴때 푸른잔디는 동심보다도 중요한 것이었다



여기는 "잔디에 들어가지 마시요" 란 팻말이 없다
잔디 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나에겐 동심이 없다



저기 축구를 하며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더 열심히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