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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EuRopE/UK

£ 우중층영국 - 갈등 그리고 축구열기 £


해가 내리쬐다가도 비가 금방이라도 내릴 것 처럼 먹구름이 가득하다

비가내리며 해가 먹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이런 미친날씨가 반복되고 있는 영국의 날씨가 싫다


노총각 호랑이들을 한꺼번에 장가를 보내고 있지 않나 싶다

베트남 처자들과 함께....라고 머리속에 그림을 그려본다 풋~ ^-^


Tate 갤러리에 보고싶었던 그림을 보러갔다가

층층마다 뒤져도 없길래, 이상하다 싶어

나오는길에 왜 없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들어간 곳은 Tate 모던 갤러리였다

뭥미? -_-;;; Tate 갤러리는 어디 있는거지?


그래서 작품들의 잉크가 뽀송뽀송했던거였군 ...


머리가 멍한상태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티켓을 사기 위해

피카드리 서커스로 향하였다

북적이는 거리와 멋스럽게 보이는 많은건물들, 화려한 영어간판들..

(여기 영국이지 ... --; )

많은 간판 사이로 어깨가 으쓱해지는 한 전자회사의 로고가 보였다

한국에선 시시콜콜한 저 로고가 영국에선 가슴 뭉클함을 주는건 뭘까?


티켓창구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창구직원에게 표 얼마냐구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선반위에 붙어있는 좌석배치도를 가리켰다


다양한 좌석종류와 가격때문에 한참을 내려다 봐야보았다

몇몇 사람들이 표를 사고 왔다갔다 했지만

나는 계속 갈등을 해야 했다


얼마전,

스페인에 투우장 그 황당한 좌석이 머리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뮤지컬도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질 않는가'

그렇다고 궁핍여행자들의 선택의 폭은 좁다

항상 저렴한 쪽이 아닐까 싶다. Forever


마음먹은대로 저렴한 좌석을

손가락으로 좌석을 쿡쿡 찌르며 직원과 눈을 마추졌다.

돌아오는 대답 "NO"와 함께 아저씨가 좌석 몇개를 가리키신다

다른 좌석 몇개 가리켜도 똑같은 대답만 하신다


아저씨, 뭐라 하시는데 아마도 표가 다 팔리고 남은 좌석을 찍어주신듯 하다

2층 가운데좌석과 1층 구석쪽 좌석이었다

가격차이는 대략 7만원정도 차이가 났다


주변을 서성이며 갈등에 쌓이기 시작했다.

아...너무 오래 서성여서 배고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지쳐있었다


욱하고 가슴속에서 무언가 올라와서 정신차리고 보니

손에 들려쥔 로얄석 £52(약 10만원) 티켓.

한숨과 함께 빵을 더 열심히 뜯을 생각에 머리가 찌근거린다


'재미만 없어봐라, 표를 잘근잘근 씹어줄테닷! ^-.-^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스날전이다!?

뮤지컬을 본다는 설레임과 엄청난 지출로 인한 미묘한 감정들이

교차하며 머리속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집을 나서며 건군의 제안

'형, 오늘 같이 펍에 가서 축구 볼래?'

축구...?  펍...?

펍에서 축구를 본다는건 우니나라 호프집에서 프로젝트 화면으로 축구를

보는것과 비슷하겠다는 지극히 한국적인 상상을 하였다

축구경기에 큰 관심이 없는 나에게

펍에서 간단히 맥주 한잔 먹으며 건군이랑 이야룰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영국축구의 팬들을 모독하는 엄청난 실수였던 것이다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있는 건군과 펍에 들어가려는데 문앞에서

삐기같은 아저씨가 건군과 뭐라뭐라 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좀 놀랐다

나중에 들었지만 축구중계를 하는 펍들이 동네에 몇개 안된다고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입장료가 3~7파운드 사이였던 걸로 기억된다

다행인건 맥주포함 가격이라는 것


문을 열고 들어갔던 펍안

뜨겁게 달궈진 열기와 함께 가슴을 울리는 함성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월드컵, 2002년 월드컵의 모습이다


흥분하여 모두 하나가 되어 부르짖던 '대한민국' 이 떠올랐다

아스날을 응원하는 이들의 열기도 월드컵때 우리보다

더했음 더 했지 덜하진 않았다

한동안 맥주를 홀짝이며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축구보다 저들의 함성과 행동 하나하나가 더 재미있었다


홈경기에 후반에 접어 들었지만 아스날은 지고 있었다

심판의 판정에 야유를 보내는가 하면 상대편의 태클에도

좀 격한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ㅎㅎㅎ 사람은 다 똑같다, 코쟁이나 우리나 별반 다를게 없다)


약간은 썰렁해진 펍안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바뀌었다

동점골을 넣은것이다

PUB의 모든 사람들이 기립하여 아까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이 함성은 계속 되었고, 함성에 힘입었을까?

잠시후 역전이되었다


역전,

이 단어 하나로 상상할 수 없는 기쁨을 아스날 팬들이

가져오게 되었다

또, PUB안의 유일한 동양인 나와 건군도 함께 말이다

PUB은 곧 터질것 같았다

아니 이 에너지들로 터져 버렸으면 좋겠다

펑~ 하고말이다


가슴이 후련하다, 온몸의 힘이 빠진듯 기운이 없었다

하늘도 저 칙칙한 구름들을 없애고 가슴이 시원하게

맑은 하늘을 보게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