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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EuRopE/sPaiN

▤ 스페인 마드리드 - 인간의 잔인함이 보였던 그들의 문화 : 투우


투우를 보고싶었다.
투우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이스크림 이름이
내기억속에 오래남아서일까?

‘○○오레'

‘오레~’ 하는 이 소리를 들어보고 싶었다
스페인을 왔으니 ‘오레~’  소리를 들으러 투우장으로 향하였다

눈앞에 있는 커다란 투우장을 보고 그 규모에 놀랬다
야구장으로 써도 될듯한 크기였다.

티켓창구 앞에서선 위에 걸려있는 좌석정보의 큰 보드를 한동안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좌석의 종류와 위치도 많고 가격도 가지각색이라 한참동안 창구앞을
서성이며 고민하게 되었다.
(알아볼수 없는 꼬브랑 글자들이 제일 큰 요인이었지만... )

답답한 마음에
‘에라이’ 하고 창구앞의 팜플렛을 집어들고 무대뽀로 삿대질을 하기 시작했다.

표를 팔고계신 아주머니께 삿대질을 하고 팜플렛의 좌석을 쿡쿡 찍으며
이행동을 계속 반복하였다.
'아줌마가 좋은 자리좀 찍어주세요~' 라는 텔레파시와 함께
팜플렛을 아주머니께 보여드렸다.
 
당황한 아주머니, 어깨만 으쓱으쓱~ 거리시며 웃으신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보았지만 어깨춤만 추시는 아주머니...
몸으론 정확한 표현이 힘들고 이해시킬 상황이 아닌것 같아 다른방법을 강구하기로 하고
창구옆에서 팜플렛을 보며 가격대 성능비의 좌석을 찾기 시작했다.

앞자리이면서 저렴한 좌석을 찾아서
다시 아주머니께 다가가선 팜플렛의 좌석을 손가락으로 콕콕 찍으며 돈을 내밀었다
이해하셨다는 건지 비웃우시는건지 씩 웃으시곤 표를 끊어주시는 아주머니...

표를 받아들고 심한 몸짓을 집중하다보니 진이 빠져버린 상태로
메가리없는 걸음걸이로 '터벅터벅' 숙소로 향하였다.

한숨이 나왔다

‘휴~ 여행도 먹고 살기 힘구나...,



다음날 투우 시간이 되어 안으로 들어갔고 좌석을 확인하고
어제 나의 좌석선택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피자가 있다
피자의 반은 각종 토핑과 많은 치즈로 맛있어 보였고
나머지 반은 토마토소스를 바른둥 마는둥 치즈도 얼마없는 맛없어 보인다.
난 그 맛없는 부분에 앉아있었던 것이다

내 주변좌석에 사람들도 듬성듬성 앉아있는것이다
반면, 건너편쪽 좌석의 대부분은 사람들로 빽빽하게 차있었다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

그러는중 쇼는 시작되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똥꼬바지들의 출연을 하고 있는것이다.

‘ㅡㅡ;; , 패션쇼가 먼저인가?’

그들의 엉덩이는 모두 바지를 '냠냠' 씹어먹고 있었다

옷은 금색휘장과 금실로 요란하게 꾸며져있었고 엉덩이라인을
살려줄 수 있게 쫘~악 달라붙는 스판소재 같았다.

남자인 내가봐도 그들의 엉덩이는 섹시해 보였다.

'나두 저런엉덩이를 갖고 말테닷!!!'(이상한거에 질투심 불타오른건가?. ㅡㅡ)ㅋ


세계에서 제일 섹시한 남자는 ‘스페인 남자’ 이다
투표를 한 많은 여성들은 이들의 바지먹는 엉덩이를 한번씩 보았을 것이다
아마도...


흑갈색의 소한마리가 등장하였다.
나의 시선은 똥꼬바지에서 콧바람을 힘껏 내뿜어대는 소로 향하였다

바닥을 툭툭 차며 씩씩거리는 소는 분홍색 담요를 흔드는
투우사들을 향해 몸을 던지는듯 했다.

무엇이든 날려버릴것 처럼 소는 양뿔을 담요를 받아보지만
소는 이미 투우사의 옆을 지나간 상태였다.
담요만 출렁였다.

이 광경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조금지나서 사고나 터져버렸다

소의 힘찬 뿔질에 한 투우사가 소의 뿔에 받쳐
몸이 붕~ 떠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구르는것이었다

여기저기서 투우사를 걱정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른 투우사들이 분홍색 담요를 펼치며 소를 유인해 주었고
그들이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실수한 투우사는 재빨리 일어나 벽너머로 도망쳐 위기를 넘겼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
휴~'

많은 투우사들은 번갈아 가며 자신들의 임무에 충실히 소와 티격태격 하였다

당랑권을 흉내내며 볼링펜처럼 생긴 꼬챙이를 소의 등에 꽂아버리던 투우사들..,
큰 말을 타고 긴 창을 들고 소를 찌르던 아저씨

모두들 좋은 볼거리고 멋있었지만...,
도살쇼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해줄 한사내가 등장한것이다.
쇼의 주인공인 이 사내...,

앞에서의 많은 사람들이 이 사내가 멋있는 쇼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해온것같았다.

얼핏보면 다른 투우사들과 별다르지 않아보지만,
그는 빛나는 칼과 멋있는 담요를 갖고있었다.
소의 등에서 흐르고있는 비린내의 끈적한액체의 색과 같은색의 담요였다

빨간담요를 이용해서 소를 능숙하게 콘트롤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윈드서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파도를 이용해 서핑을 즐기고 있는 노련한 모습
소의 움직임과 그는 하나가되어 보는이들의 탄성을 만들어냈다.

내가 듣고 싶은 ‘오레~’  가 이때 관객들에게 튀어나왔다.
소가 담요에 달려들며 투우사를 지나갈때 마다

‘오레~’

‘오레~’
 

절도가 넘치는 그의 행동과 능숙하게 소를 다루는 솜씨에
흥분하는 관객들이 내질르는 소리였다.

‘오레~’  를 듣는 재미도 재미였지만
소의 등에는 검붉은 피가 흘러내린 자국을 보았을때는
마음을 씁쓸해져버렸다


소의 움직임은 처음과는 달리 많이 둔해져있었다.
약해져가는 소를 보고 있으니 동정심이 생겼다.
많이 지친걸까? 움직임이 없어져고.
숨을 쉬느라 머리만 살짝살짝 움직이는둥 마는둥 하며 있었다.


무언가의 반짝임에 시선이 그 반짝거리는 것을 주목하였다.
투우사는 얄팍하고 반짝이는 긴칼을 붉은 담요뒤에서 꺼내었고
칼과 투우사의 눈은 숨을 헐떡이는 소를 향하고 있었다.
그의 빨간옷에 묻어 있는 검붉은액체가 제법 많았다.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힘겨워 보이는 숨을 쉬고 있구나...’


투우사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곤 빠른게 몸을 움직였고
칼은 소의 목에(심장부위가 아니었을까?) 깊숙히 들어가 있었다.

피가 소의 코와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고통스럽게 몸을 부르르 떨더고 자리에 풀썩 쓰러져 버리는 것이다.
강펀치를 맞고 다리가 풀려서 쓰러지는 복서처럼....

이제 쇼는 끝났구나 싶을때 더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되었다.

이들은 소를 편하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던걸까?

벽너머에서 투우사가 한명나왔고 그는 허리에서 손바닥만한 칼을 뽑더니
칼로 소의 머리부분을 찌르더니 흔드는것이었다.

소의 머리에 꽂힌 칼을 흔들때 마다 소는 꿈틀대며 움직였다.
눈뜨고 보기에 끔찍했다.

잔인하게 느껴졌다.

인간이...,


인간의 잔인함이 머리속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문화적인 충격이 굉장히 컷지만

‘스페인의 문화잖아!, 오래전부터 내려온 그들의 문화이니까
문화를 이해해줘야지
우리나라도 개,,고양이를 먹는 보신문화가 있으니..’
혼자 중얼거리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쇼가 끝났으니 자리에 일어서서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소가 또 들어오는것이다.

그냥 갈까하다 본전생각나 앉아서 계속 보았다.
소가 실려나가고 또 들어오고
실려나가고 또 들어오고

6마리의 소가 이렇게 나왔다 실려나가는걸 다 지켜보고 잔인함에 충격이 더 커져버렸다.

앞에앞에 좌석에 앉았던 아시안계 여자는 2번째 소가 들어오기도전에 나가버렸다
그 여인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고기 사먹을 돈도 없지만, 당분간 고기 먹을 생각이 없어진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