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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EuRopE/frAnCe

▩ 미로같은 루브르 박물관 ▩




난 지금도 박물관이라면 질려 버린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여행초반부터 박물관에 질리게 만들기엔
루브르의 규모는 충분했다.

질리게 만드는 제일 큰 이유중에 하나 꼽자면 ‘욕심’
한정된 시간, 돈 때문에 최단시간안에 최대한 많은 작품을 보려고
욕심을 앞세워 루브르를 뛰어다닌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의미한 행동이었다.


첫날, 루브르의 중요한 작품 몇개를 많은 인파속 묻혀 보았다.
시장통 한가운데 서서 사람들에 치이며
빽빽하게 서있는 살마들을 헤집고 최대한 가까이 가까이..,
모나리자를 봤다.

콩나물 시루에 빠져나오마자
이제 뛰기 시작한다.
본전 뽑으려는 마음으로 박물관을 뛰어다녔다.

작품 한점 보는데 0.5~1
눈길을 끄는게 있으면 3~5
이렇게 미친놈 마냥 돌아다니다 보니 루브르에 조깅하러 나왔나 싶다.
재미없다.

힘들고 배고파서 나와버렸다.


숙소의 저녁시간..,
그날 저녁 한 친구가 자기는 이제 한국간다고 루브르박물관 3일 정기권을 주고 간다.
하루가 남아있는 3일 정기권이었다.

힘들고 배고파서 나왔던 루브를 내일 다시 가게 되었다.

다음날,

숙소에서 주신 김밥한줄 챙겨서 나온다.
어제 그림앞에서 쪼그려 그림을 그리던 사람들이
인상깊었던 것이었을까?
연필과 스케치북을 가방에 넣어본다.

어제 어떤작품까지 보았는지 기억도 없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가본다.
돌아다니던 중

동상이 많은 곳에 몇몇 사람들이 동상을 모델로 뎃생을 하고 있었다.
나의 관심을 끌어 그들의 뒤에서 그리는 것을 유심히 보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연필과 스케치북이 있다

‘나두 있는데...’

자신감이 없고 부끄러워 그냥 포기해버렸다.

넓긴 넓구나 열심히 돌아다녀도 끝이 보이질 않았다
아니, 어디서 끝날지 모르겠다.
똑같은 장소를 계속해서 맴도는 미로와도 같다.
저 작품을 본것같은데 옆에건 안본것 같기도 하고

미로속을 돌아다니다 보니
재미없어 지쳐버렸다.

사람없는 조용한 구석의 의자애 얹어 쉬고있었다.
가만히 앉아 쉬는게 무료해서
주변을 살피고 작품을 훔치는 도둑놈 마냥
슬그머니 가방의 연필과 스케치북을 꺼내본다.

아무도 내그림을 못보게 스케치북을 몸쪽으로 바짝 당겼다.
연필은 슥슥~ 좋은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림은 좋지 못해서 연필한테 미안하다.

‘다음 동상’

‘또 다음’

‘이번엔 저거’

Feel’ 받았다'

그리다 보니 재미가 슬슬 붙었다.
사진 펑펑 찍어대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몇시간 그렇게 놀았던거 같다.

무리하게 움직인 것도 없는데 배는 밥달라구 꿀떡거린다.
흐름이 끊기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배고픔을 이기고 좀 더 돌아다니고 싶었다.

배고픔은 먹는것만 상상하게 만든다.
입안에 침을 만들고 정신력을 헤이하게 만든다.

어제완 다른 느낌의 루브르였다.
배고파서 나왔지만 잠시나마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내돈으로 산 표 와 공짜 표
공짜가 여유를 만들어 주었다.

난 아직 머리숯이 많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하루에 혼자 뿌듯해 하며
자만심 충분하게 성큼성큼 숙소로 돌아간다.

배고파요!!!